정책/연구자료
산별 노사관계, 실현가능한 미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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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1987년 이후 20년 동안 한국의 노사관계는 매우 빠르게 바뀌었다. 1997년까지의 10년은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의 결성과 민주노총의 합법화를 통해 노동운동의 시민권이 확보되고 기업별 노사관계가 외적 강제만이 아닌 내적 합의에 의해 성장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의 10년은 아직 충분히 안정되지 않았던 기업별 노사관계가 다시 한번 뒤흔들리고 산별·업종별·지역별 새로운 교섭구조 및 교섭요구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등 숨돌릴 틈 없는 변화가 발생하였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본 연구는 좋게 말하여 ‘역동적’이고 나쁘게 보면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지난 20년간의 한국 노사관계를 교섭구조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한국의 노사관계가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으며, 그 원인은 무엇인가를 규명하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특히 노조조직률의 저하, 노동쟁의의 약화 그리고 분권화라는 세계적인 추세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은 한국의 노사관계에서 ‘산별전환 및 산별교섭’이라는 집중화 요구가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일부의 주장처럼 그것이 시대착오적인 일시적 현상인지아니면 되돌릴 수 없는 장기적인 추세인지, 혹은 실현가능한 것인지 등을 검토하면서 한국의 노동을 살펴본다.
이에 대한 세 명의 필자들의 질문 및 연구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모두 기업별 노사관계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으며 산별전환 및 시도는 일부 업종에 그치거나 사실상 기업별 노사관계를 보완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의견에서부터, 산별전환은 이미 현실의 일정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산별교섭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의 노사관계 진단 및 평가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노사관계 분석 및 대안에서의 차이는 노사관계에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해석의 차이일 수 있다. 하지만 해석 이전에 현실의 변화를 쫓아갈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연구 및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변화가 빠른 만큼 현실에 대한 치밀한 추적 및 분석, 주요한 쟁점 및 연구과제의 제안, 비판적이면서도 우호적인 토론 및 이를 위한 공론의 장의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기여를 굳이 찾는다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은수미 연구위원을 연구책임자로 하고, 고려대학교 정주연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이주희 교수를 공동연구자로하여 수행되었다. 이 모든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또한 보고서가 출판되기까지 애써준 정철 전문위원을 비롯한 출판팀의 노고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본 연구보고서에 수록된 모든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원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