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연구보고서
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이행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명(영문)USMCA Automotive Rules of Origin: Implementation Status and Imp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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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북미 자동차 산업은 1994년 NAFTA 발효를 계기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 간 생산 및 공급망 통합이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무역적자 심화(특히 대멕시코)와 신통상규범 보완 등을 이유로 NAFTA 재협상을 추진하였다. 2018년 타결된 USMCA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역내 생산 촉진을 위한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강화를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경량차량의 역내가치포함비율(RVC)을 75%로 상향하고 부품을 핵심·주요·보조로 구분(각각 RVC 75/70/65%)하는 한편, 북미산 철강 및 알루미늄 구매 비율(70% 이상)과 노동가치비율(LVC) 요건(고임금 생산 비중) 등을 도입하였다. 동시에 이행을 위해 단계적 적용과 대체 단계별 준비제도(ASR) 등을 통해 유연성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자동차 RVC 계산에서 핵심 부품 생산에 사용된 비원산지 재료의 역내산 인정 여부(roll-up 허용 여부)를 두고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간 분쟁이 발생하였다. 패널 결정에서 멕시코와 캐나다가 승소하였으나 현재까지 합의가 지연되면서 제도 운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 또한 제232조 예외 서한, 공동 검토 메커니즘, 특정 사업장 노동 신속대응 메커니즘(RRM) 등의 연계 조항이 국내 정치·이해관계 및 협상 레버리지와 결합되면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한편 북미 자동차 시장은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어 멕시코와 캐나다가 주요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멕시코의 생산기지 역할이 강화되는 특징이 나타났다. 공급망 분석 결과 북미 생산차의 역내 함량은 제조사 국적 및 제조사별로 상이하나 통상적으로 USMCA 역내 가치(함량)는 약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조사의 역내 함량은 50~60%로 낮지 않지만 한국산 함량 비중이 40% 내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교역 측면에서는 USMCA 전후로 경량차량 및 자동차 부품 교역에서 미국의 수입, 멕시코와 캐나다의 수출 구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멕시코가 핵심·고부가치 부품 영역까지 역할을 확대하며 역내 공급망이 견고해지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에서 북미 지역 비중은 60%이며, 2019~24년 대미 수출 비중은 경량차량(38%→50%)과 부품(21%→35%) 모두 확대되었다. 해외직접투자도 미국·멕시코(일반 부품)와 미국·캐나다(이차전지)로 이원화되는 흐름이 뚜렷하며, 특히 대미 투자가 급증하였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원산지 규정 외에도 미·중 갈등, 전동화 전환, 코로나 팬데믹, 공급망 교란, 미국 정책 변화 등 외부 요인이 병행된 결과로 원산지 규정의 단독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행 측면에서 살펴보면, USMCA의 원산지 규정은 단계적 적용 및 ASR 활용으로 전면 이행이 시작된 초기 단계에 있다. 규정의 엄격성, 미해결 분쟁, 공동 검토에 따른 개정 가능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의 특혜 활용 부담이 커졌고 일부는 특혜 포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중 관세 납부 비중이 NAFTA 대비 전반적으로 상승했는데, 특히 멕시코산 자동차 부품의 관세 납부 비중은 2024년 22%까지 증가하였다. 또한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한 사후 검증 건수가 증가하고 위반율도 27%로 높다. 북미산 철강 및 알루미늄 구매와 LVC 관련 인증 검토 및 검증 과정에서도 집행기관과 기업 모두 초기 혼란을 겪었으며, 기업들은 규정 준수를 위한 행정 부담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다. 더불어 이해관계자 간에도 핵심 쟁점별로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쟁점으로는 핵심 부품의 롤업 적용과 목록 조정, 북미산 철강 및 알루미늄 구매 요건 강화(기준치 상향, 적용 범위 확대, 공정 요건 추가 등), LVC 개정(임금 하한 도입 등), 전기차·자율주행차량 등 첨단 차량에 대한 추가적인 유연성, 인증 및 검증 완화, RRM 운영 개선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제232조와의 연계, 경제 안보 및 핵심광물 협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안되었다. 2026년 공동 검토에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업체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행정 및 기술적 측면 개선과 예측 가능성 제고에 중점을 두자는 입장인 반면, 철강·알루미늄 업체 및 자동차 노조는 원산지 규정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2026년 공동 검토는 단순 평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정의 개정 및 연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북미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번 공동 검토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연례 검토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의 경우 여타 FTA 대비 이미 엄격한 요건과 기업 준수 부담, 전기차 캐즘, 제232조 조치 등을 고려했을 때 대폭적인 강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미해결 분쟁에 대한 합의 도출, 인증 및 검증 부담 완화, 제232조로 인한 제조사 간 경쟁 여건 문제 해결, 3국 간 경제 안보 및 핵심광물 협력 등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국기업은 미국 생산 확대를 중심으로 캐나다(배터리 및 핵심광물 생산기지)와 멕시코(완성차 및 부품의 보조 생산기지)를 활용하되, 시장 및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ASR 만료와 집행 강화에 따른 원산지 판정 및 증빙, 사후 검증에 대비하여 원산지관리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정부는 최신 정책 및 규정 정보의 상시 제공, 현지 전문 컨설팅 지원, 관세당국과의 소통 등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전동화·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전환(SDV) 등으로의 전환이 부품 구성과 가치 비중을 바꾸는 만큼 한국형 원산지 규정에 대한 연구도 선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