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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연구보고서

보고서명

소비행태 및 교역상황을 고려한 적정 환경규제의 설계 방안 연구

  • 책임자 이혜림
  • 소속기관한국개발연구원
  • 내부연구참여자박진수,고경희,최선호
  • 외부연구참여자노재연
  • 발행기관 한국개발연구원
  • ISBN
  • 출판년도2026
  • 페이지194
  • 보고서유형 일반연구보고서
  • 연구유형 기타
  • 표준분류 경제 > 경제일반
  • 자료유형연구보고서
  • 공공누리유형 3유형 (출처표시 + 변경금지)
  • 주제어소비, 환경규제, 자동차, 배출가스, 탄소배출, 온실가스, 교역,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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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입안자들은 규제의 설계에 있어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목적의 달성을 위한 수단과 강도를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목적의 달성도는 면밀히 고려되지만 의도치 않은 효과나 의외의 집단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서는 간과될 수 있다. 가령,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경우 이것이 기업에 직접 부담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간접적으로 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업이 규제로 인해 부담하게 되는 직접적 비용 외에 규제가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나 교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영향이 모든 규제에 대해 항상 발생하거나 그 직접적 영향에 비해 대체로는 미미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상황들도 발생할 수 있어 충분한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제2장과 제3장에서 국내 자동차 대상 대기환경규제를 조사하고, 여러 규제들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제조사를 비롯해 소비자의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완성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판매량 가중평균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시행되었으며, 도입 당시 배출 허용량은 140g/km이었으나 판매 차량의 일부 비중에 대해서만 부분 적용되는 방식으로 출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규제 강도를 165g/km에서 140g/km까지 단계적으로 변화시키는 반사실적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각 강도에서의 배출량 감축 효과, 감축 경로의 구성, 소비자⋅기업 후생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분석 결과, 기술적 감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배출 허용량을 충족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고 판매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차량 구매를 포기하거나, 구매하더라도 이전보다 낮은 소비자잉여를 얻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들이 기술개선을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배출 저감이 가능한 경우에는 판매량 감소 폭이 완화되고 경제주체들의 후생 손실도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시장 전체의 평균 배출량 역시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규제 강도에 따른 감축 경로를 분해하면,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제하에서는 기술개발과 저배출 차종 위주의 판매믹스 조정이 감축에 일정 부분 기여하나, 규제가 강화될수록 이러한 양질의 감축 경로의 비중은 급감하고 판매 위축을 통한 시장 파괴적 감축이 지배적인 대응 방식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일한 규제 강도하에서도 제품 구성과 기술 역량에 따라 기업 간 대응 양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낮은 규제 강도에서도 구조적으로 배출 허용량을 충족할 수 없는 기업이 존재하는 반면, 저배출 라인업을 보유한 기업들은 규제 강화가 오히려 시장 점유율 확대 로 이어지는 수혜 구조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규제 강도를 설정함에 있어 제조사의 기술 수준과 기술 개선 여력, 그리고 기업 간 이질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차량 모델별 실질적인 배출량을 줄이는 양질의 감축 대응이 유도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저배출 차종으로의 판매 전환을 뒷받침하는 정책 수단이 규제와 병행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4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들과 국내의 산업부문 규제의 강도 차이를 비교하고 각국 규제의 특징을 평가하였다. 주요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EPS, NECR, NDC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정책 수단과 제도 운영 방식은 국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EU는 ETS⋅탄소세⋅CBAM 등 다양한 제도를 결합하여 가장 높은 탄소 가격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감축 목표 이행 진척도에서도 주요국 중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탄소세와 에너지 효율 기준 등 비시장 기반 규제가 강하게 작동하여 EPS 점수는 높으나, 보조금 등의 영향으로 실제 탄소 가격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과 중국은 연방 단위 ETS 부재 또는 적용 부문 제한, 가격 통제⋅보조금 등의 영향으로 실효 탄소 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는 ETS⋅RPS 등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도입하여 제도적 기반을 갖추었으나, 낮은 배출권 가격과 높은 무상 할당 비중으로 인해 기업의 감축 투자를 유도하는 실질적인 가격 신호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감축 목표 이행 실적이 EU 등 주요국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필요한 상황임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주요 교역국과 한국의 규제 강도 차이가 한국의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더불어 수입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교역 상대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였고, 규제의 상대적 수준과 격차에 따라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달리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상대국 규제가 한국보다 강한 경우, 고강도 비시장 기반 규제는 오염 유발 기업의 시장 이탈을 촉진하여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를 넓히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상대국 규제 수준이 한국에 근접할수록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기술지원형 규제의 경우, 양국 간 수준이 유사할수록 수출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나, 환경 분야 기술협력과 표준 조화가 교역 확대의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로는 규제가 작동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1차 금속 산업은 규제 격차가 단기 수출 경쟁력보다 설비투자와 공정 개선 등 장기적인 비용 구조에 반영되는 특성을 보였으며, 규제 수준의 수렴은 수입 감소와 국내 생산 대체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규제의 상대적 격차보다 절대적 규제 강화 수준이 수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글로벌 공급망 조정을 통해 규제 비용을 흡수하는 유연성도 확인되었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 규제 대응 역량과 친환경 기술 혁신을 연계한 산업 전략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환경규제 설계에 있어 다음과 같은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먼저 소비행태의 측면에서, 규제 강도의 설정은 제조사⋅수입사의 생산 여건과 소비자의 차종 선호 구조를 종합적으로 반영할 때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감축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 강화 초기에는 기술개발이나 판매믹스 조정과 같은 양질의 감축 경로가 작동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판매 감소를 통한 질 낮은 감축이 지배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높은 감축 목표만을 설정하기보다 국내 시장의 여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판매믹스 조정은 제조사의 규제만으로 충분히 작동이 어려울 수 있어 현재 시행 중인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등 수요 측면의 정책 수단과 배출규제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양 제도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의 저배출 차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제조사별로 감축 여건이 상이한 만큼, 규제 적용의 차등화를 검토하거나 판매 차종 구성의 전환 및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추가적 정책 유인을 병행하는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교역 상황의 측면에서는, 환경규제가 교역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산업별로 상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교역 상대국의 규제가 한국보다 강한 경우 한국 수출기업에 오히려 진입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양국 간 규제 수준이 수렴할수록 한국의 수출 우위가 약화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이는 국내 규제의 강도를 단순히 국제 수준에 맞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기술지원형 규제나 연구개발 협력 등 교역 촉진적 요소를 규제 체계에 함께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규제의 상대적 격차보다 절대적 규제 수준의 변화가 수출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인되어, 국내 배출 규제가 주요 수출 시장의 규제 강화 추세와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교역 상황을 고려한 환경규제의 설계는 산업별 교역 구조의 이질성을 반영하여 규제의 실효성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이 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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