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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시대의 한미일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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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8월 한미일 3국 정상은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할 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3국 간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라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캠프 데이비드 공동선언 3년 차인 2025년 현재 한미일 삼각 협력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2기 행정부의 출범이다. 둘째, 일본 및 한일 관계로부터의 도전이다. 셋째, 북한, 중국, 러시아 등 나머지 한반도 주변국의 맞대응이다.
    따라서 미국‧일본‧북한‧중국‧러시아로부터 제기되는 다양한 도전 요인 속에서 한미일 협력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한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소다자 협력체로서 한미일 파트너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책적 과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전기 한미일 협력은 미국 주도 동맹체제 속에서 반공 이념과 역할 분담을 토대로 발전하였으나,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문제와 상호 불신이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탈냉전기에는 북핵 위기가 협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였으며, 한미일 간 제도적 협의체가 마련되었음에도 국내 정치적 제약과 외교적 환경 변화로 협력은 제한적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미‧중 전략경쟁 심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북러 밀착,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의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안보 도전이 증대됨에 따라 한미일 협력은 단순한 안보 공조 차원을 넘어 다층적‧구조적 협력으로 전환되었다.
    미국의 외교 안보 전략은 오바마(Obama) 행정부 이래 일관되게 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일동맹 강화와 한미일 삼각 협력을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였으나 한일 간 갈등으로 인해 한미일 협력 제도화는 제한적이었다. 트럼프 1기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삼각 협력이 구조적 제약에 직면했던 흐름을 반전시킨 것은 바로 바이든(Biden) 정부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의 연대를 전략의 핵심으로 복원하였다. 특히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기조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면서 한미일 협력의 제도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하였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선언과 이후 정례화된 안보‧경제 협의체들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로, 북핵 문제 대응뿐만 아니라 공급망, 첨단 기술, 인도-태평양 안보 전반에 걸쳐 삼각 협력의 틀이 강화되었다.
    그러나 2025년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층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고율의 일괄 관세 부과, 해외 원조 축소, NATO 및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 등은 동맹 관계의 이완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한미일 협력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제도화된 협의체와 연례 군사 훈련의 관성적 효과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중 전략경쟁 시기 일본의 안보적 역할 변화는 기존의 한미일 안보협력과는 다른 협력 관계의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2014년 집단 자위권 해석 변경을 통해서 일본은 과거와 달리 미군과 함께 싸울 수 있는 자격을 자위대에 부여하였다. 더불어 2022년 반격 능력 도입, 방위비 대폭 증가, 우주, 사이버 등 분야에서의 적극적 방위 능력 강화는 한미일 협력에서 과거와는 다른 일본의 적극적 관여 상황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미‧중 전략경쟁 시기 이러한 변화들은 기존의 냉전형 한미일 안보협력과는 다른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요구한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정상회의는 미래에 이러한 새로운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의 시작이며, 3국의 정권 교체에도 안보 측면에서 한미일 협력의 재모색은 꾸준히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미일 협력에 대한 북중러의 대응은 다음과 같다. 2023년 8월 한미일의 캠프데이비드 삼각 협력의 제도화와 북한 미사일 경보 공유 조치 후, 9월 북한과 러시아는 보스토니치(Восточный)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기술 협력과 연대를 시사했다. 그리고 한미일의 자유의 방패 연합 훈련과 해상 훈련 정례화 협력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연합 훈련을 확대하고, 북한의 파병 및 무기 지원은 북러 군사 밀착을 가속했다. 한미와 한미일의 군사 훈련 시기에 맞춰 중러의 연합 훈련과 북한의 무력도발이 연속으로 진행되면서 한미일을 압박했다. 이를 통해 북중러는 한미일 군사 훈련의 맞불 구조를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한미일의 대러 에너지 제재와 대북 제재 강화에 맞서, 중국은 ‘시베리아의 힘 2(Power of Siberia 2)’ 계약 체결, 북러는 제재 회피와 자원 보상 구조로 맞대응했다. 특히 러시아는 UN 대북 제재 전문가패널 연장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제재 감시체계를 무력화했다. 중국 역시 공식 무역뿐만 아니라 해상 환적이나 비공식 무역 루트를 통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한미일의 안보 실무협의체 신설 등 제도화 조치 이행에 맞서 북러 상호 방위 조항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조약을 체결했고, 이를 통해 북러는 법적 동맹화로 맞섰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시사점은 미국의 일방주의나 일본의 과거사 문제로 협력 기반이 흔들릴 경우를 대비하여, 제도적 안정성과 국내적 정당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을 강화하면서 삼각 협력의 기반을 보완해야 한다. 북중러의 군사적 대응을 억제하기 위해 비핵화 추진과 동시에 북한의 인공지능과 군사용 드론 개발을 포함한 재래식 무기 현대화와 비대칭 전력 억제에 초점을 맞춰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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