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연구보고서
북한의 권력엘리트 분석: 북한 변화에의 함의
- 책임자 박영자
- 소속기관통일연구원
- 내부연구참여자황주희,강영은,김세라
- 외부연구참여자
- 발행기관 통일연구원
- ISBN979-11-6589-217-3
- 출판년도2025
- 페이지297
- 보고서유형 기본연구보고서
- 연구유형 기초
- 표준분류 국제통상 및 외교안보 > 남북관계·북한·통일
- 자료유형연구보고서
- 공공누리유형 4유형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 주제어북한의 권력엘리트; 북한의 변화; 간부정책과 실태; 삶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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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 이 연구의 목적은 다양한 방법으로 김정은 시대 중심 권력엘리트를 분석하여, 북한 변화에의 함의를 밝히고 남북한 교류‧협력 및 대북‧통일 정책 마련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김정은 정권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치사업인 “북한의 ‘간부혁명화’가 가능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 따라, 북한 간부들의 삶과 의식 실태를 중시하는 시각에서 분석하였다.
첫째, 문헌분석과 심층면접 텍스트에 대한 상호비교의 질적 교차분석을 통해, 북한의 간부사업을 중심으로 간부정책과 실태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북한의 간부들은 충성심과 ‘지식인적 동요의식’을 동시에 지닌 이들로 김정은 정권 안정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의 개인주의적 이익추구 성향에 대해 김정은 정권은 당 간부들을 중심으로 다층적인 통제와 감시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이러한 간부정책에 대해 북한 간부들은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돈과 인맥으로 ‘자신과 가정의 안녕’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둘째, 북한 공식 문헌과 소설 분석을 중심으로, 당성‧혁명성‧인민성을 체현해야 하는 김정은 시대 간부 모델을 규명하였다. 당성은 당 중앙의 사상과 정책을 관철하는 충실성이다. 계획과 성과의 미달에 대한 ‘책임은 당과 수령이 아니라 간부들에게 있다는 논리’를 간부와 주민 모두에게 내재화한다. 혁명성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사상을 배격하는 투쟁성이다. 간부들의 사상적 해이가 만연한 현실에 대응하여 이를 극복하는 간부상으로 혁명성을 주문한다. 인민성은 인민을 위한 헌신적 복무 정신이다. 북한당국은 ‘인민대중제일주의 실현의 방해자로 간부를 규정’함으로 간부에게 헌신적 인민성을 요구하고 대중들에게 당/수령의 위대성을 내면화하게 한다.
셋째, 2012년~2025년 9월까지 김정은 시대에 발간된 노동신문 텍스트마이닝을 중심으로, 김정은 정권의 간부 문제를 시각화하였다. 김정은 집권 1기(2012.1.1.~2016.5.5.) 가장 부각된 간부들의 문제는 세도와 관료주의이다. 이 통치 담론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화를 목표로 한 권력엘리트 통제와 숙청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집권 2기(2016.5.6.~ 2021.1.4.)에는 간부들의 무기력과 책임회피를 지적하는 패배주의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불리한 대외 환경 속에서 내부 간부들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집권 3기(2021.1.5.~2025.9.30.)에는 사상사업에서의 형식주의와 경제사업에서의 절차적 허점과 관행을 문제 삼는 형식주의 비판이 두드러졌다. 이는 북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체제의 문제/정권의 결함이 아닌 간부 문제로 전가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북한이 체제 안정과 경제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간부들의 사상과 태도, 제도적 기강을 다층적으로 관리‧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북한의 간부들이 시대적 환경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삶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권력의 통제를 비켜나가며 살아가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넷째, 북한을 떠난 고위직 탈북민 수기를 중심으로, 심층면접 텍스트 분석을 결합하여 북한 간부들의 삶과 꿈을 진단하였다. 수기를 통해 북한을 떠난 간부들의 생애사를 분석함으로써, 간부로 성장하게 된 과정과 북한에서 간부로 살아가는 삶의 희로애락, 최고지도자와의 관계와 인민과의 관계, 그리고 체제에 대한 인식 변화와 탈북에 이르는 여정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들이 기록한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체제의 속살과 내면의 심리를 드러내었다.
주목할 점은 북한 간부와 수령과의 관계에서 ‘최고지도자의 눈치만 보는 간부들의 행태’로 나타나는 불안과 불만이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간부와 인민과의 관계에서는 인민들과 직접적인 사업을 하지 않는 고위층은 이들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으나, 현장의 대중사업을 하는 중하층 간부들에게 인민들은 통제‧관리의 대상이다. 인민들도 일상생활에서 직접 마주하는 대다수의 중하층 간부들이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다. 간부들 대부분은 개혁‧개방이 살길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자신과 가족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지식인적 동요를 차단하려 애쓴다. 당과 수령의 결정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스스로를 도구화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위기의 순간이 잦아지면서 기회가 있으면 해외로 나가거나 탈출을 꿈꾸기도 한다.
연구결과, 정권의 중층적 통제 하에 있는 다수 북한의 간부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간부혁명화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1990~2025년 현재까지 북한의 기아, 시장화, 정보화, 국제화 과정에서 북한의 권력엘리트들은 이미 ‘개인과 이익’이란 개념을 지니게 되었다. 따라서 간부혁명화는 김정은 정권의 정책적 담론으로 기능하며 현실에선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기초하여 북한 변화에의 함의를 규명하기 위해, 결론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 북한 간부들의 문제적 실태에 기초한 북한 변화 전략, 그리고 정책적 시사점을 발굴한다. 먼저 김정은 정권의 작동시스템, 북한 정권 내 권력갈등 가능성, 그리고 정치변동 발생의 조건과 형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향후 5년 이내를 전망할 때, 북한 체제 내부에서 정권교체와 같은 정치적 변동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중장기적 시각에서 북한 간부들을 중심으로 한 변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 간부들의 생활과 의식에 대해 김정은 정권이 지목하는 전반적 문제들은 형식주의, 요령주의, 보신주의, 무책임성, 비조직성, 무규율, 묵인과 방조이다. 그 외 간부-최고지도자 관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실태는 개량주의, 주관주의, 취미본위주의이다. 간부들의 개량주의에 기초할 때, 유일영도사상 및 김일성-김정일주의를 흔들 수 있는 대안적 이념, 북한 체제의 민주화 접근 전략은 유효하다. 주관주의는 당‧수령의 지시에 충실하지 않고 간부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사업을 집행하는 양상이며, 취미본위주의는 간부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당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실태에 기초할 때, 북한 간부들이 개인들의 의지와 행동의 자유를 추구하는 양상이 확인된다. 따라서 북한의 개혁‧개방 등 자유화 전략 또한 유효하다.
간부 내부 관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문제에 대해 김정은은 우상화, 특수화, 본위주의, 무관심성을 지목한다. 김정은은 간부들이 자신의 이해관계, 소속 기관이나 사업을 우선시하는 행태인 특수화 및 본위주의 문제점과 우상화를 함께 지목하였다. 당정책보다 자신의 상위 간부의 명령을 중시하는 행태이다. 다음으로 자기 책임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무관심성이다. 이 실태에 기초할 때, 자력갱생 정책에 따라 스스로 생존하며 기관과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야 하는 북한 간부들의 ‘분절적 집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북한 간부 개인들이 자신이 소속된 권력기구나 집단의 과제를 중심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의 정권교체를 상정하지 않는다면 세 가지 전략이 중요하다. △ 각 권력기구나 집단의 특성에 맞는 ‘리더십 발전 전략’이다. △ 간부집단 내 상층, 중층, 하층 간부들 간 관계와 갈등에 착목이다. 이는 간부집단 내 ‘계층 간 차이를 중시하는 전략’이다. △ 간부집단 내 ‘세대별 차이를 고려한 전략’이다.
간부-인민 관계에서 나타나는 실태에 대해 김정은은 세도, 관료주의, 부정축재를 지목한다. 이 실태에 기초할 때, 저발전 국가들의 자립적 발전을 위한 전략 중 크게 두 가지 정책이 중요하다. 하나는 인도적 지원과 리더십 개선 전략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사회적 약자의 역량 개선 전략’이다. 이 둘은 모두 ‘임파워먼트 전략’과 관련되어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북한의 중하층 간부들과 인민들 사이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기초할 때, 북한 주민 모두가 기본적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식량권 지원 전략’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사회 내 ‘사회적 약자의 임파워먼트 전략’이 핵심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중장기적 접근 전략을 중시하면서 현재 정책적으로 중시해야 할 정책적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수령제와 유일당 지배의 정치체제 개혁 관련 시사점이다. 세부적으로 4대 세습 준비 과정에서 불안정성, 면종복배와 함께 간부들의 불안과 불만 증대, 개인의 이익을 구현하는 간부들 간 협력과 갈등 확장, 간부집단 간의 세대 차이와 지역 간 차이, 마지막으로 한국의 민주화가 북한 간부들과 체제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군사주의 관련 시사점으로는 북한의 군민관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 남북한 ‘적대적 2국가론’의 여파, 명령체계의 이완이다. 경제개혁과 개방 관련 시사점은 북한 간부들과 주민의 자력적인 생존시스템이 확장되고 코로나19 펜데믹과 국가봉쇄를 경험하며 경제개혁과 개방에 대한 욕구는 더욱 증대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정책적 함의로는 △ 국제사회와 연계하여 경제적 측면을 중시하며 북‧중‧러의 연결고리를 끊어 내는 정책, △ 외부로부터의 정치경제적 충격, △ 중국과 러시아 루트를 활용한 북한의 개혁‧개방 추동 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