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보고서명디지털 한류와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문화정책 방향
  • 제1장 서 론
    한류는 점점 가시화되고 물질화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실과 동떨어진 언론의 호들갑이거나 정부의 지나친 홍보로 인한 착시로 여겨졌던 ‘잠재적’ 한류는2011년을 계기로 ‘현재적’ 한류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한류의 차원도 복잡해졌다. 동아시아의 발전국가의 성공적 사례로서, 서구화되었지만 서양적 가치관을 직접적으로 지향하지는 않는 적당한 거리감을 통해 주로 동아시아인들에게 어필했던 드라마 한류는 이제 영화와 K-POP은 물론 한국 문화 일반에 대한 전 지구적 열을 끌어내고 있다. 또한 초기 한류의 소비가 생산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 의한 자발적인 것이었던 데 비해 최근 K-POP을 중심으로 하는 한류의 생산은 뚜렷하게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한류의 시작과 확산, 그리고 지속가능성 모든 단계에서 적극적인 수용자의 역할이 대단히 컸다고 보는 관점에 서있다. 특히 IT를 통한 수용자의 매개(mediation) 및 재매개(remediation) 활동은 한류 현상을 이전의 홍콩이나 일본의 대중문화 확산과 분명하게 구별 짓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ICT의 발전은 콘텐츠의유통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추었으며 유저에 의한 자발적인 콘텐츠 유통과 평판, 팬덤의 형성까지 문화적 장의 외연을 넓히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기존의연구들을 보면 유튜브 등 글로벌한 ICT 서비스, 온라인을 통한 문화 확산이 대단히 중요했음에도 불구하고 ICT의 잠재력이나 온라인의 매개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심을 쏟지 못했다.
    한류는 미국이나 일본의 문화 식민지라고까지 표현되었던 한국의 대중문화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국외로 전파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1) 이 연구는 그 경로 중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한류의 전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사실 방송이나 영화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던 대중문화의 교류는 주로 비판커뮤니케이션이나 문화이론 등에서 문화패권, 혹은 문화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화라는 방식으로 설명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의 자발적 한류의 전파는 이전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풀뿌리적 문화 수용(grassroot cultural reception)의 예를 보여준다.
    우리가 이 연구에서 다루려고 하는 음악 산업의 예를 보면 디지털 기술의 확산은수직적으로 통합되어 음악시장을 지배해 온 메이저 음반사들의 영향력을 완화시키는데 기여했다. 메이저 음반사들의 울타리 밖에 있던 인디 음악가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음반을 제작하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노래를 유통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존 음악 산업의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유튜브와 마이스페이스 같은 소셜미디어 들이다. 디지털 기술 수혜의 증거는 과거 미국과 메이저 음반사들의 기세에 눌려 협소한 국내시장에만 갇혀있던 다양한 로컬 음악 산업의 지구화에서도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 레나드(Renard, 2010)는 개발도상국 로컬음악의 지구화가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미국과 유럽 음악 산업의 욕구와 맞물려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 연구는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K-POP 등 신 한류에 주목하면서 국내외 음악 산업의 역동적 변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사회과학적 분석을 통해 디지털 한류가 파생시키는 산업적 효과 이외에도 문화적, 인문적 효과를 가늠해보고 보다 전 방위적인 하이파이(hi-fi) 한류를 위한 국가적 지원을 구상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몇 가지 이슈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논점들을 정리함으로써 반복적인 논의를 피해가려고 한다.
    제2장 이론적 배경
    지난 10년간의 논의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에서 한류현상을 이해하는 시각을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하나는 한류현상을 경제 주의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이 접근은 한류 확산의 원인을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과 이라는 요인에서 찾으며 경제적 파급효과에 주목한다. 언론이나 정부기관의 연구보고서 등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이러한 시각은 한국 문화산업의 성장과정과 수입국 수용자의 문화수용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에 기반을 두지 않아 지나치게 낙관적일 뿐 아니라 정책지향적인 한계를 보인다. 물론 이러한 접근의 연구들이 한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안하고 문화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의 확산과정을 송신자와공급자 중심에서만 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고 하겠다.
    한류현상을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은 문화 주의적 접근이다. 문화 주의적 접근은 한류 확산을 문화수용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려고 한다. 이 시각은 경제 주의적 접근과는 달리 한류를 소비하는 수용자의 관점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며, 그러한 특성이 수입국의 수용의 맥락과 어떻게 접합되는가에 주목한다. 이 접근이 차용한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이나 문화적 혼종성(cultural hybridity)의 개념은 문화수용의 맥락적 특성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공급자중심의 문화이식/전송모델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접근 역시 문화생산의 거시적 맥락이나 정치경제적 조건을 간과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두 가지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류를 국제정치경제의 변환이결과한 문화의 지구화의 한 유형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글로벌’(global)과‘로컬’(local)의 접합 혹은 상호관련성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분석에서는 글로벌을 간과하고 로컬(한국대중문화 산업의 경쟁력 혹은 문화수용)의 요소들에만 주목한 기존의 시각들과는 다른 관점을 취한다. 또한 이 글은 한류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생산 및 수용 과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 문화생산의 공간적 접근(spatial perspective)을 한류를 이해하는 대안적 이론틀로 소개한다. K-POP으로 대표되는 새로운(혹은 디지털) 한류의 성장과 확산을 문화생산의 공간적 접근에서 맥락화 할 경우 한류 생산과 수용과정의 각 영역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범주화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가능케 할뿐 아니라, 각각의 문제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용이해 질 것이라고 본다.
    <이하 원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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